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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편지는 올해 1월 초에 메일로 받은 질문에 대해 제가 답글로 드렸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지난 달 95번째 편지에서 질의응답 글을 다루었을 때 도움이 되었다며 격려해주신 분이 있었기에 이번 편지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질문주신 분은 배당을 무시하는 전형적인 성장주 투자를 지향한다고 했는데요. 저의 두 번째 책인 [숙향의 주식투자 이야기]를 네 번 읽고서 저로부터 확인하고 싶었던 게 많았던 모양입니다.
문1: PBR을 계산할 때 자산재평가 과정을 거치나요? 예를 들어 보수적으로 현금/토지 만을 자산으로 인정하거나 재고자산 등의 실제 가치를 따져보는 것과 같은 과정을 말씀드립니다.
기본은 장부대로 주가/BPS로 계산합니다.
- 두 번째 책에서 정성적 분석을 더 한다고 하면서 숨겨진 자산을 살펴본다고 했는데요. 아래 투자부동산을 언급했던데, 실제 가치보다 확연히 적게 계상된 부동산과 투자지분이 이에 해당됩니다.
- 관리하는 엑셀 파일에서는 엄밀하게 차액을 계산해서 수치를 반영하지는 않고 따로 메모해두는 정도로 표시합니다.
문1-1: 추가로 요즘 투자서적에서는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하는데, 카페 글을 보니 여기에 대해서 숙향님 역시 고민이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실제 자산가치를 계산할 때는 무형자산 가치를 따져 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무형자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PBR에 여유를 둡니다. 역시 수치로 반영하지는 않고, 마음의 회계로^^
- 제가 투자하고 있는 종목 중에서 ‘지투알’은 무형자산 가치가 꽤 된다고 봅니다.
문2: 적절한 배당성향을 설정해서 보고 계신가요? 기업의 성장, 위기 대비를 위해 너무 높은 배당성향은 지양해야 한다고 배웠고, [숙향의 주식투자 이야기] 책에도 양도세 도입으로 인해 꾸준히 성장할 기업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제가 배운 대로라면 ‘배당성향 30%는 넘지 않는 게 좋다’ 였습니다. (그동안 지나친 성장주 투자를 해온 저로서는 배당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제 한계를 느꼈고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해 큰 변화를 주고 있네요.)
30%대가 적당하다고 봅니다. 다만 전년도보다 배당금이 줄어들지 않고 늘어나는 주식이 좋겠죠. 일시적인 문제로 수익성이 악화되었을 때 배당금을 줄이더라도 소폭 줄이는 기업을 선호하고요.
- 2020년 3월 결산 때 ‘신영증권’이 그랬습니다.
문3: 기업현황에 대해 분석한 표를 보면 투자부동산이 기재되어 있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을까요? 부동산을 토지와 투자 부동산으로 따로 나눠서 기재를 하던데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p.224)
부동산은 사업활동에 이용되고 있으므로 공장 이전 등의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따로 가치를 따질 필요가 없지만 투자부동산은 사업과 무관한 부동산이므로 언제든지 매각이 가능한 자산, 즉 현금에 가까운 자산으로 봅니다.
- 장부가가 실제 가치에 비해 싸다면 좋겠죠. 작년에 ‘진양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보유 투자부동산을 매각하면서 큰 차익이 발생했습니다.
문4: 금융회사는 순현금이 의미 없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읽어보아도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금융회사는 현금이 사업 밑천이죠. 대출/투자 자산의 부실 여부를 따지면 모를까 자산 중에서 현금이 얼만지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문5: 매출이 증가하면서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무상증자를 하는 기업이 있다고 했습니다. 자본금을 늘리려는 의도는 결국 회사가 어려울 때 자본잠식 위험을 줄이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아마 연말에 주식배당 대신 무상증자를 하는 경우를 얘기하는 것 같네요.
자본잠식과는 관계없고 향후 투자를 위해서 현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 배당금을 많이 집행할 수 없는 기업의 경우 주식배당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이를 좋게 봅니다.
- 이 경우 주식배당 대신 무상증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요. 주로 제약사들이 이렇게 하죠.
- 요즘 의식하지 않는 기업이 많을 텐데, 예전에는 자본금:매출액 비중을 1:10으로 맞추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무상증자를 하게 되면 동일한 배당금을 집행하더라도 배당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죠.
문6: 현재 공개하는 포트에 지주회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복상장 문제, 사업회사보다 사업구조가 복잡한 문제 등이 있는데 내재가치 평가에서 지주회사도 같은 네 가지 기준을 적용하는지요?
네. 동일한 조건으로 평가합니다.
다만 IT, 제약 업종 등은 미래 성장성을 감안해서 PBR에 가중치를 두긴 합니다. 역시 마음으로^^
문7: 공개한 포트에 삼성카드가 있는데 제법 시총이 큰 기업인데(코리안리도 1조가 넘네요) 중소형주에만 투자한다고 생각했는데, 저평가라 생각되면 시총은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요?
예, 시총은 따지지 않습니다. 다만 시총이 큰 기업일수록 사업구조가 복잡한 문제가 있는데, 금융업종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문8: 네 번째 독서를 마치고 숙향님의 포트에 포함된 몇몇 기업을 네이버증권에서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처음 드는 생각은 정말 따분한 사업을 하는 회사들인데, 이런 기업으로 수익을 꾸준히 냈다는 게 신기했고, 이런 기업을 내가 매수버튼 누를 수 있을까 였습니다. 둘째로는 스무 개 가까운 기업에 투자 중인데 나는 열 개의 기업도 추적하기 벅차지 않을까 였습니다. 코리안리의 재보험 사업을 전에 유튜브로 공부해봤는데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조선내화도 굉장히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고요.
펀드(숙향)은 관심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의식해서 일부러 종목 수를 늘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 겁니다.
질문자: 책에 숙향님께서 이에 대한 해답을 주셨지요. 배당을 잘 주는 밸류에이션이 낮은 순현금 기업에 투자하면 잃지 않는다는 것과 사업에 대한 이해를 완벽히 할 수 없으므로 주주친화적이며 그동안 잘 해온 경영자를 믿고 투자한다는 것을요.
그동안 성장주 집중투자를 하면서 IR담당과 통화/개인적 조사를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인공지능 기업에 투자 실패하고, 미국 적자성장기업에 투자 실패하고, PER가 엄청 높은 기업에서 번 수익이 PER가 낮아지면서 상당부분 수익을 반납하는 등. 미국/한국 가리지 않고 언어장벽을 극복해가며 사업을 이해하려고 엄청 노력했지만 능력과 노력이 부족했나 봅니다. 이제는 마음 편한 투자를 하고 싶습니다.
마음 편한 투자를 하기 위해 제가 제시하는 투자법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피력하셨는데요. 열정적으로 노력하시는 분이므로 (저는 어려워 시도하지 않지만)성장주 투자를 하더라도 성공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 3개월이 지난 지금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궁금하네요.
편지가 너무 긴데요. 줄이고 싶어도 줄일 게 없어서 그냥 보냅니다.
숙향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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