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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뭐가 달라지냐며 시큰둥한 분도 계시겠지만, 지난 해 아쉬웠던 것을 올해는 만회하겠다 혹은 좋았다면 더 나은 해로 만들겠다며 다짐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한 해를 구분 짓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겁니다.

 

 
작년에 실망스런 실적을 거둔 투자자라면 올해는 작년의 부진을 보상받을 거라는 소망을 갖고서 시작했으면 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평균회귀의 원리’가 있으니까요. ‘평균회귀의 원리’는 우리 투자자에게 있어 큰 자산이고 또한 판도라 상자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희망입니다.
 
저는 두 권의 책을 썼는데 책을 쓸 때마다 앞쪽 한 면을 할애해서 독자들이 (책에 담고 싶었던)제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글을 옮겨 두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첫 책, [숙향의 투자 일기]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훈입니다. 제 카톡 배경으로 쓰고 있는 글귀이기도 한데, 가치투자자에게 있어 최고 덕목인 ‘인내심’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그의 삶에 대해서는 63번째 편지에서 소개했습니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지 말지어다……
 
부자유를 일상사로 생각하면 그리 부족한 것은 없는 법이다. 마음에 욕망이 솟거든 곤궁했을 때를 생각해라.
참고 견딤은 무사장구의 근원이요, 노여움은 적이라 생각하라. 이기는 것만을 알고 지는 일을 모르면 해가 그 몸에 미치는 것이다.
자신을 책하고 남을 원망하지 마라. 미치지 못하는 것이 지나친 것보다는 낫다.
 
두 번째 책, [숙향의 주식투자 이야기]에서는 불교 초기 경전, [숫타니파타]의 글귀를 옮기면서, 투자자는 누구에게도 의지해서는 안 되고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하는 고독한 존재임을 강조했습니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은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워런 버핏의 말씀도 들어볼게요. 버핏은 투자조합을 운영하던 시절인 1965년 투자조합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독자적인 판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요 인사나 영향력을 가진 사람 혹은 절대 다수가 우리 의견에 동의한다고 해서 안도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우리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려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인내심과 함께 스스로 결정하는, 자립심이 우리 투자자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자질이라는 데는 이견(異見)이 없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필요한 덕목이 있을까요? 둘에 비해 중요도는 떨어질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연성!
 
먼저 유연성을 강조하는 두 분의 말씀을 들어볼까요? 2500년 전에 ‘군자는 표변한다’고 했던 공자님이 원조쯤 될 텐데, 활기찬 매매를 일삼는 조지 소로스 등 뛰어난 트레이더들에게 있어 유연성은 인내심만큼 중요한 자질로 보입니다.
 
성공을 확고히 하려면, 어떤 상품도 영원히 보유해서는 안 된다. 위험과 기회는 왔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산배분을 자주 변경하라. 유연해야 한다. 장기보유 투자는 과거 방식이다. 시점선택이 미래의 방식이다.
- 피터 번스타인 / 출처: 존 보글, [월 스트리트 성인의 부자지침서]
 
훌륭한 트레이더가 되려면 열정, 스스로 투자 아이디어를 찾고 결정을 내리는 능력,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자세 그리고 실수를 바로 고칠 수 있는 유연함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참고 견디며 인내해야 한다.
– 린다 라쉬케, 트레이더 / 출처: 잭 슈웨거, [새로운 시장의 마법사들]
 
앞서 두 개의 덕목은 자기 판단에 대한 믿음을 근거로 하는 자기 고집이 필요한 일인데, 자칫 고집은 아집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케인즈의 말씀처럼, ‘사실 관계가 바뀌면 자신의 마음을 바꿔’야 합니다. 투자자산의 가치판단을 장부가치로 평가하던, 워런 버핏이 오래 전에 무형자산 가치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바꿨는데도 여전히 무형자산을 무시하라는 그레이엄의 가르침을 고집하는 저에게 있어 ‘유연성’은 올해 제가 풀어야 할 화두입니다.
 
우리 아이투자 회원님들께서 뜻한 바 모두 이루어지는 2022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숙향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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